이혼할 때 한 부모만 친권자이자 양육자로 정했는데 그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, 남은 가족은 슬픔 속에서 아이의 앞날까지 걱정해야 합니다. 이때 다른 부모가 당연히 친권자가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행 민법은 그렇게 정하고 있지 않습니다. 양육권과 친권이 한 부모에게 모여 있던 경우라면, 아이의 보호를 누가 이어 맡을지는 가정법원 절차를 거쳐 정해집니다.
이 문서는 단독 친권자가 사망했을 때 청구할 수 있는 사람과 기한, 법원이 살피는 사정, 그 사이 공백을 메우는 장치, 남은 가족이 확인할 순서를 정리합니다.
다른 부모의 친권이 저절로 살아나지는 않습니다
2011년 민법 개정으로 들어온 제909조의2는 이 상황을 직접 다룹니다. 이혼 등으로 단독 친권자가 된 부모 한쪽이 사망하면 생존한 부 또는 모, 미성년자 본인, 미성년자의 친족은 가정법원에 생존한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해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(제909조의2 제1항).
청구에는 기한이 있습니다.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, 사망한 날부터 6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. 두 기간 가운데 하나라도 지나면 이 조항에 따른 청구는 어려워지므로, 장례를 치르는 경황 중이라도 날짜는 따로 적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.
아이와 함께 살던 양육자가 바로 그 생존한 부모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. 양육자로 정해져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친권이 그 부모에게 옮겨 가지는 않으므로, 아이 명의 재산을 다루거나 법정대리인이 나서야 하는 일을 처리하려면 같은 청구가 필요합니다. 양육권과 친권이 서로 다른 부모에게 나뉘어 있던 가정일수록 이 점을 놓치기 쉽습니다.
생존한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하는 것이 당연한 결론도 아닙니다. 가정법원은 생존한 부모의 양육 의사와 양육 능력, 청구하게 된 동기, 아이의 의사,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아이의 복리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면 청구를 기각할 수 있고, 그때는 직권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하거나 생존한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해야 합니다(같은 조 제4항). 결국 기준은 어느 쪽이 아이에게 나은가입니다.
기한 안에 청구가 없을 때와 유언이 있을 때
기간 안에 친권자 지정 청구가 없으면 가정법원은 직권으로 또는 미성년자, 친족, 이해관계인, 검사,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따라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. 이때도 생존한 부모의 소재를 모르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소환에 응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, 그 부모에게 의견을 말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(같은 조 제3항).
후견인이 선임되었다고 끝은 아닙니다. 그 뒤 양육 상황이나 양육 능력이 바뀌었고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면, 생존한 부모나 아이의 청구로 후견을 끝내고 생존한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(같은 조 제6항).
세상을 떠난 친권자가 유언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정해 두었을 수도 있습니다. 친권을 행사하던 부모는 유언으로 미성년후견인을 지정할 수 있지만, 법률행위 대리권과 재산관리권이 없는 친권자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(제931조 제1항). 유언으로 후견인이 정해졌더라도 가정법원은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생존한 부모나 아이의 청구로 후견을 끝내고 생존한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(같은 조 제2항).
결정이 나기 전까지의 공백
청구부터 결정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. 그 사이 아이가 세상을 떠난 부모의 재산 문제에 관여해야 하거나, 학교·병원 일로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. 이런 공백에 대비해 가정법원은 단독 친권자가 사망한 경우 직권으로 또는 미성년자, 친족, 이해관계인, 검사,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청구에 따라 친권자가 지정되거나 후견인이 선임될 때까지 그 임무를 대행할 사람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(제909조의2 제5항).
같은 틀은 사망이 아닌 경우에도 쓰입니다. 단독 친권자가 친권 상실이나 일시 정지, 일부 제한의 선고를 받거나 소재불명 등으로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생긴 경우에도 이 조항이 준용됩니다(제927조의2 제1항). 친권이 제한되는 경우는 친권 제한과 상실을 다룬 문서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.
남은 가족이 확인할 순서
- 사망한 날과 사망 사실을 알게 된 날을 나누어 적고, 1개월·6개월 기한을 달력에 표시합니다.
- 아이가 지금 누구와 지내고 있는지, 학교·병원처럼 당장 결정이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정리합니다.
- 생존한 부모의 연락처와 아이를 맡을 뜻이 있는지 확인합니다.
- 유언장이나 유언으로 정한 미성년후견인이 있는지 살핍니다.
- 지정이나 선임 재판이 확정되면 신고 기한을 챙깁니다(가족관계등록법 제79조 제2항 제2호).
자주 묻는 질문
Q. 기한을 넘기면 생존한 부모는 친권자가 될 수 없나요?
A. 기간 안에 청구가 없으면 법원이 미성년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. 다만 후견인이 선임된 뒤에도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면 생존한 부모나 아이의 청구로 후견을 끝내고 생존한 부모를 친권자로 지정하는 길이 남아 있습니다.
Q. 아이를 돌보던 조부모도 청구할 수 있나요?
A. 친권자 지정 청구는 생존한 부모, 미성년자, 미성년자의 친족이 할 수 있고, 조부모는 아이의 친족에 해당합니다. 미성년후견인 선임과 임무대행자 선임도 친족이 청구할 수 있습니다.
정리
단독 친권자가 사망해도 다른 부모의 친권이 자동으로 되살아나지 않으며, 1개월·6개월 기한 안에 가정법원에 지정을 청구해야 합니다. 법원은 생존한 부모의 양육 의사와 능력, 아이의 뜻을 살펴 친권자 지정이나 후견인 선임을 정하고, 그 사이에는 임무대행자를 둘 수 있습니다. 남은 가족이 함께 알아 둘 양육권의 다른 쟁점은 양육권 안내 첫 화면에도 정리해 두었습니다.
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,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.
근거: 민법 제909조의2(안 날부터 1개월·사망한 날부터 6개월, 2011. 5. 19. 신설)·제927조의2·제931조, 가족관계등록법 제79조 제2항 —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-10-20 확인